국내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인 ‘보령 해저터널’이 2021년 12월 1일 개통되었습니다. 총길이는 6.927km이며, 해수면으로부터의 깊이가 최대 80m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보령 해저터널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또 지금 문제시되고 있는 터널 결로현상은 왜 생기게 되는 것인지,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 순서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저터널 주요 4대 공법
보령 해저터널 건설에 사용된 NATM 공법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된 4가지 주요 방법 중 하나입니다. 터널을 만드는 위치에 따라 바닷속에서 터널을 만드는 NATM 공법과 ‘TBM(Tunnel Boring Machine)’ 공법, 그리고 육지에서 터널을 일정 길이로 나눈 유닛을 만들어 바닷속에서 조립하는 침매 터널 공법, 바닷물을 배출한 후 터널을 만드는 개착식 공법으로 나뉩니다.
1. NATM 공법 (New Austrian Tunneling Method)
다이너마이트, 정밀폭약(FINEX) 등을 사용하여 해저 아래 구멍을 내고 콘크리트 등을 벽에 뿜어 굳히면서 파고 들어가는 방법입니다.
지질 조사를 통해 지반의 특성을 파악하고, 터널을 적응적으로 조절하여 안전하게 만듭니다. 바로 보령 해저터널에 사용된 공법이기도 합니다. NATM 공법은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2. TBM 공법 (Tunnel Boring Machine)
큰 터널 광착기를 사용하여 터널을 파고, 동시에 터널이 무너지지 않도록 미리 만들어 놓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벽에 붙이는 방법입니다.
굴착기가 대부분의 공정을 담당하여 빠르고 안전하게 터널을 만듭니다.
배좀벌레조개를 본떠 고안된 TBM 공법은 NATM 공법과 함께 많이 사용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TBM 공법은 목재를 파고들어 가 굴을 만드는 '배좀벌레조개'를 모델로 삼아 고안되었습니다. 배좀벌레조개는 목재를 파고 파낸 나무 조각을 뒤로 보내면서 동시에 굴 표면에 체액을 발라 단단하게 만듭니다.
TBM 공법도 유사한 원리로 작동하며, 원통 모양으로 생긴 거대 굴착 기계가 터널을 뚫으면서 동시에 터널이 무너지지 않도록 미리 만들어 놓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벽에 부착하는 방법입니다. 굴착할 때 생성된 암석과 토사는 기계 내부의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이동해 뒤쪽으로 옮겨집니다.
TBM 공법은 굴착부터 터널 벽을 만드는 공정까지 대부분을 기계가 수행하기 때문에 터널을 빠르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굴착 기계의 크기가 매우 크고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지지용 벽으로 인해 기계 뒤쪽의 터널 반경이 기계의 폭보다 작기 때문에 '후진'이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임무를 완료한 굴착 기계는 대부분 회수하지 않고 재활용 가능한 부품만을 분리하여 나머지는 폐기하거나 묻어버리게 됩니다.
국내에서는 광주 도시철도 1호선 노선 중 남광주역과 도청역 구간이 TBM 공법으로 건설되었습니다.
3. 개착식 공법
바닷물을 퍼낸 후 바닥을 굴착하여 터널을 만들고, 물을 다시 채우는 방법입니다.
광산 기술적인 요소가 적용되며, 댐을 설치하고 철거하는 등의 인력이 많이 필요한 방법입니다.
개착식 공법은 경상남도 통영시에 위치한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인 길이 483m의 ‘통영 해저터널’을 건설하는 데 사용된 방법입니다.
터널을 만들 공간 양옆에 임시로 댐을 쌓아 고여있는 물을 퍼놓은 후 바닥을 굴착하여 터널을 만들고, 이후에 물을 다시 채우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폭탄이나 굴착 기계와 같은 특수 장비가 필요하지 않지만, 댐을 세우고 철거할 때 많은 인력이 필요합니다.
4. 침매터널 공법
육지에서 일정 길이로 나뉜 터널 구조물을 바닷물에 가라앉히는 방법입니다.
각 구조물을 접촉시킨 후 구조물 사이의 물과 벽을 제거하여 터널을 완성하게 되는데, 우리나라 거가대교의 일부 구간이 바로 이 침매터널 공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침매터널 공법은 육지에서 일정 길이로 나눈 터널 구조물을 만들고 배를 이용하여 터널을 건설할 장소로 구조물을 운반하여 물속에 가라앉히는 방법입니다. 각 구조물은 양 끝이 벽으로 막혀 있는데, 구조물끼리 접촉시킨 후 구조물 사이의 물과 벽을 제거하여 터널을 완성합니다.
2029년에는 덴마크 롤란섬과 독일 북부 페마른(Fehmarn)을 잇는 19km 길이의 해저터널이 완성될 예정입니다. 이 터널의 총길이는 현재 침매터널 공법으로 만들어진 해저터널 중 가장 긴 터널인 미국 바트(BART) 터널의 길이(5.8km)의 3배에 달합니다.
이 해저터널이 완성되면 터널 안에 설치될 철도와 4차선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현재 배로 45분이 걸리는 거리를 기차와 자동차로 각각 7분과 10분 만에 돌파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동시에 이 해저터널은 세계에서 가장 긴 침매터널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에선 거가대교의 해저터널 구간에 바로 이 침매 공법이 사용되었습니다.
개착식 공법과 침매터널 공법은 초기 해저터널 건설에 사용된 공법으로, 현재는 그리 흔하게 사용되지 않지만 특정한 지반 조건에서 해저터널을 건설할 때 사용됩니다.
해저터널은 이러한 여러 가지 공법들을 조합하거나 선택하여 터널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건설하게 됩니다.
보령 해저터널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보령 해저터널은 충남 보령시 대천항과 보령 앞바다에 있는 원산도를 직접 연결하여 대천항에서 원산도 북쪽에 있는 태안군 안면도 영목항까지 시속 70km 기준 약 6분 만에 이동이 가능하게 해주는 해저터널입니다. 만약 원산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영목항에 도착하려면 15배인 1시간 30분이 소요됩니다.
해저터널은 육상터널의 모양과 제작 방법이 유사하지만, 수압, 부식, 해수 유입 등을 견디기 위한 특별한 시설이 필요하며 건설 환경이 육지보다 열악합니다.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공법이 개발되었는데, 보령 해저터널 제작에 사용된 ‘NATM(New Austrian Tunneling Method)’ 해저터널 제작 공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NATM 공법으로, 보령 해저터널과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마포역을 잇는 구간에 NATM 공법이 사용되었습니다. NATM 공법은 다이너마이트, 정밀폭약(FINEX) 등을 사용하여 해저 아래에 구멍을 낸 후 콘크리트 등을 벽에 뿜어 굳히면서 파고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해저터널은 산을 뚫어서 만드는 터널과는 다르게 지반이 약하고 바닷물의 압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터널 생산과정이 매울 어렵습니다.
New Austrian Tunneling Method는 오스트리아에서 개발한 방식이라서 이러한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NATM 방식은 중동지역의 사막 저지대에서 이용하는 지하수도인 '카나트'를 보고 착안한 방식이라고 합니다.
NATM 방식의 특징은 지반이 갖고 있는 응력을 터널의 주지보로 사용하는 것인데, 원형을 유지하려는 힘을 의미하는 '응력'을 통해 지반의 본래 강도를 유지시켜서 지반 자체를 터널의 지반 보호자재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즉 지반 자체의 힘을 최대한 사용하는 것으로 응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까지만 지반에 구멍을 뚫어서 화약을 넣고 폭파시킵니다. 그렇게 발파 후에 폭파 잔해를 치운 다움 터널 벽면에 액체 콘크리트를 뿌리거나 락볼트를 통해 발파 후 불안정한 암석을 고정하고 라이닝 철근과 콘크리트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무른 지반에서 폭발을 일으키면 지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으므로 사전에 지질조사를 통해 지반을 구성하는 암석의 종류를 파악하게 되는데, 지반을 이루는 암석은 굳기에 따라 가장 딱딱한 극경암부터 경암, 보통암, 연암, 풍화암 등 5개로 구분됩니다.
지반이 연약할 경우 공사에 위험이 따르게 되므로, 공사하려는 지반에 대한 탐사는 매우 중요하여 TSP 탐사를 통해 지질을 탐사하게 됩니다. TSP탐사는 석유 시추 탐사 개념을 터널에 응용한 사전 지반 예측 공법으로 진동을 통해 지질을 탐사하는 방식입니다.
보령 해저터널의 경우 원산도 쪽 지반은 보통암이 많고 대천항 쪽은 연암과 풍화암이 많았다고 합니다. 무른 지반일수록 조금씩 발파해야 안전하므로 대천항 쪽에서 터널을 파는 동안은 하루에 약 2m 정도만 나아갔다고 합니다.
현장 관계자들은 공사 기간 중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 무른 암반 구간에서 굴착할 때를 꼽았는데, 보통 지질 검사와 암반 보강공사를 하고 폭하하면 일반적으로는 3m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지만 무른 암반을 만나면 1m를 전진하기도 쉽지 않았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합니다.
공사 중에는 바닷물의 유입을 차단하는 ‘차수’도 이뤄졌습니다. 해저 지반의 암석 사이로 스며든 바닷물을 24시간 퍼내는 펌프를 작동시키고 터널에 막을 씌우는 ‘차수 그라우팅’을 진행합니다. 굴착하는 터널의 가장 안쪽 벽에 속이 빈 철근을 여럿 꽂은 뒤, 철근을 통해 시멘트를 강하게 뿌리면 시멘트가 암석 사이로 흘러들어 가 굳으면서 막을 형성합니다.
터널을 뚫고 나면 걱정되는 것이 부식인데요, 해저 터널은 바다 안에 있기 때문에 바닷물에 의한 터널 부식이 우려가 되기 마련입니다. 하여, 해저터널에서 암반 강도를 높이고 부식을 막기 위해 터널 마감 공법으로 콘크리트를 분사하는 '숏크리트'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 숏크리트는 지반을 폭파시켜 구멍을 내고 벽면에 액체 콘크리트를 뿌리는 것으로, 그 액체 콘크리트가 바로 숏크리트입니다. 여기서 콘크리트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첨가하는 재료를 혼화재라고 하는데, 보령 해저터널에서는 숏크리트를 사용할 때 혼화재로 실리카 흄이라는 재료를 첨부하여 암반의 강도와 내구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보령 해저터널은 1998년 충청남도의 서해안 관광도로 기본계획에서 시작되어 사업추진 23년 만에 개통되었습니다. 실제 착공을 시작한 해는 2010년이기 때문에 11년의 공사 기간이 걸린 것인데요,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해저터널을 만들 때는 바닷물 유입에 따른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배제하기 위해 일반 터널보다 약 3배 정도 오래 걸린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은?
1. 차넬 터널 (영국-프랑스): 약 50.45 km (이 중 해저 부분은 약 37.9 km)
차넬 터널은 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하는 해저 터널로, 영국의 도버와 프랑스의 칼레 간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터널의 총길이는 약 50.45 km로, 그중 해저 부분의 길이는 약 37.9 km입니다.
건설은 1988년에 시작되어 1994년에 완공되었으며, 1994년 5월 6일에 완전히 개통되었습니다.
구조: 차넬 터널은 세 가지 통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개의 통로는 철도 전용이며, 나머지 한 개의 통로는 도로용입니다. 이렇게 구성하여 기차와 차량이 별도로 터널을 통해 이동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운영: 기차 서비스인 유로스타(Eurostar)와 차량 운송 서비스인 유레일(Ur Shuttle)이 이용되며, 두 가지 서비스가 차넬 터널을 통해 유럽 간 교통을 원활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2. 레드달 해저터널 (노르웨이): 약 24.5 km
건설은 1995년에 시작되어 2000년에 완공되었으며, 2000년 12월 23일에 개통되었습니다.
구조: 터널은 단일 통로로 구성되어 있으며, 양쪽 방향으로 운행하는 차량을 수용합니다. 터널 내부에는 정기적으로 휴게소가 위치하여 운전자들에게 휴식 기회를 제공합니다.
3. 세인트 고트하드 터널 (스웨덴-덴마크): 약 17.6 km
스웨덴의 마포와 덴마크의 코펜하겐을 연결하여 오레 스트레이트 해협을 건너갑니다.
건설은 1995년부터 시작되어 2000년에 완공되었으며, 2000년 7월 1일에 개통되었습니다.
세인트 고트하드 터널은 철도 및 도로 터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도로 부분은 4차로 도로로 설계되어 있으며, 철도 부분은 전철 및 기차 운행을 지원합니다.
4. 도쿄 아쿠아라인 (일본): 약 14.4km ( 이 중 해저 부분은 약 9.5 km)
이 도로는 도쿄와 치바 현을 연결하는 데 사용되며, 일부 구간은 해저 터널로 통과합니다.
건설은 1989년에 시작되어 1996년에 완공되었으며, 1996년 12월 18일에 개통되었습니다.
도쿄 아쿠아라인은 도로와 다리, 그리고 해저 터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해저 터널은 심수도 부근을 연결하고 있으며, 도로 위로 이어진 부분과 해저 부분이 포함됩니다.
5. 에이크 순 터널 (노르웨이): 약 7.8 km
에이크 순 터널은 노르웨이 서부의 몰데(Måløy)에서 에이크 순(Eiksund)까지 연결합니다.
2008년 12월 19일에 완공되어 개통되었습니다.
6. 뵘라 피오르 터널 (노르웨이): 약 7.5 km
뵘라 피오르 터널은 노르웨이 서부의 삼데(Samnanger)에서 휘롬스페리(Vaksdal)까지 연결합니다.
건설은 1992년에 시작되어 1996년 5월 29일에 완공되어 개통되었습니다.
7. 오슬로 피오르 터널 (노르웨이): 약 7.2 km
오슬로 피오르 로드는 노르웨이의 오슬로(Oslo)와 베스트푸르(Bærum) 지역을 연결하며, 오슬로 피오르 아래를 통과합니다.
건설은 1995년에 시작되어 2000년에 완공되었으며, 2000년 6월 29일에 개통되었습니다.
8. 보령해저터널 (대한민국): 약 6.92 km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길이리를 가지고 있는 도로는 77번 국도로 부산과 경기도 파주를 잇는 도로입니다. 77번 국도는 서해안과 남해안을 따라 'L'자 형태로 이어져 있는데, 보령 해저터널도 77번 국도에 포함되어 보령에서 태안을 잇는 연결도로 14.4km의 한 구간에 해당하게 됩니다.
보령해저터널은 대천항과 원산도를 연결한 터널로서 기존 보령에서 태안까지 차로 90분 걸리던 길을 이제 시속 70km를 기준으로 6분밖에 걸리지 않게 된 국내 최장 해저터널입니다.
국내 해저터널은 기존 인천북항터널이 5.46km로 두 번째가 되었고, 거가대교의 8.2km의 교량 구간 중 가덕도와 대죽도 간의 3.7km 구간이 해저 침매 터널 구간으로 세 번째가 됩니다.
국내 육지터널과 비교했을 때는 서울 양양 고속도로의 인제 양양터털 10.96km, 동해고속도로의 양복 1 터널 7.54km에 이어 세 번째로 긴 터널이 됩니다.
보령 해저터널 결로 현상
멀쩡히 달리던 터널 안에서 물에 젖어 있는 도로를 만나고 또 간혹 떨어지는 물방울 때문에 운전 중에 놀라게 될 수도 있는데요, 일반 터널이 아니고 바닷속에 놓은 해저터널이다 보니 무슨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 이런 불안감이 드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할 수 있는 게 터널 안에 생긴 물이 특별한 결함 때문이 아니고 일종의 자연현상인 '결로현상'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결로현상이란 쉽게 말해, 유리잔에 찬물 따라 놓으면 잔 겉면에 물방울 맺히는 경우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바로 온도차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보령해저터널에 생긴 물의 정체가 바로, 이 응결 현상에 따른 결로, 즉 이슬이라는 얘깁니다.
실제로 터널 안은 한여름에도 섭씨 20도 안팎으로 다소 선선합니다. 그런데 여름철 바깥온도는 30도 이상을 오르락거리게 되므로, 바깥의 더운 공기가 터널 안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내부의 시원한 터널 벽과 만나 이슬 맺히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벽면에 생긴 물방울들이 결국,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거나 벽을 타고 흘러내려 터널 내에 물이 고이거나 물방울이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터널 안에서 채취한 물에서는 염분, 즉 소금기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육지의 다른 터널에서도 결로는 일부 생기고 있고 또 구조 공학적으로도 어느 정도는 예견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해저터널, 말 그대로 바다 밑으로 난 형태다 보니까 완만한 U자 형태를 지닌 보령터널은 전체 길이가 6.9킬로미터로 다소 긴 편에 속하고 양쪽에서 중심부로 내려오는 구조다 보니까 가운데 부분은 공기 순환이 잘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나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덥고 습한 공기가 밀려들면서 내부 습도를 더 올리는 역할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비가 내린 날 터널 밖 습도는 80~90% 사이인데 내부는 95% 이상, 거의 100%에 가까웠습니다.
결국, 외부와의 온도 차와 내부의 높은 습도 등 여러 여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는 자연적인 현상입니다.
실제로 같은 터널 내부지만 전기설비실에는 기계열 등으로 기온이 섭씨 25도를 유지하면서 전혀 결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확인됐다고 합니다.
이런 자연의 힘을 인공적으로 막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터널을 관리하고 있는 국토관리청에서는 더운 여름철에는 터널 내부 습한 공기를 바깥으로 빼내기 위해 평소엔 30% 정도만 가동하는 제트팬이라고 하는 제연장치의 가동을 100% 가까이로 늘린다고 합니다.
최근엔 열풍기에 이어 산업용 제습기 수십 여대까지 설치해 놓은 상황입니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본다는 입장인데요, 대부분 전기 설비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보니 전기요금 등 터널 운영비 부담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극약처방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국토관리청은 기온이 누그러지는 가을철이 되면, 예상으로는 10월에 접어들면 결로 현상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겨울과 봄철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5월 정도부터 외부 기온이 오르면서 물 맺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혹시나 겨울에도 결로가 생겨 얼면 어쩌나 할 수 있는데, 겨울철에도 터널 내부 온도는 늘 영상을 유지하기 때문에 결빙은 나타나기 어렵다고 합니다.
보령 해저터널로 인하여 충남 서해안 관광지도를 바꾸는 요충지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이유를 막론하고 운전자들이 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터널 환경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보령 해저터널의 통행료는?
77번 '국도'의 일부로서, 2010년대의 민자도로 열풍 속에서 모처럼 나타난 전액 국가재정사업이라 통행료 자체가 없습니다.
공사 기간은 11년, 동원된 중장비는 20만 대, 연간 인원 80만 명, 총사업비는 4,881억 원이 투입되었지만,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니 매우 감사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2033년까지 3조 6천억 원을 투입해 완공 예정인 당진 ~ 광명 민자고속도로는 61.4km 구간으로 제2 서해대교 기능을 하게 되는 해저터널은 6,945m가 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이 도로가 완공이 되면 해저터널구간만 따져보면 보령 해저터널보다 18m가 길어져, 국내 최장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민자도로이기 때문에 당연히 통행료를 징수하게 될 거라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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